글귀(38)
-
해침도 원한도 없이
. 옛날에 한 왕이 있었는데 기러기 고기를 매우 좋아 하였다. 항상 사냥꾼을 시켜 그물로 기러기를 잡아 날마다 한 마리씩 밥상에 올리게 하였다. 그 즈음 기러기의 왕이 오백마리의 떼를 거느리고 먹이를 찾아 내려왔다가 그물에 걸렸다. 기러기 떼들은 놀라 공중을 멤돌면서 떠나지 않았다. 그 중 한 마리는 화살도 두려워 않고 피를 토해 슬피 울며 밤낮을 쉬지 않았다. 사냥꾼은 그 의리를 불쌍히 여겨 기러기 왕을 풀어주었다. 기러기 떼들은 기뻐서 기러기 왕을 싸고 돌았다. 사냥꾼은 이 사실을 왕에게 자세히 알렸다. 왕도 매우 느낀 바 있어 그 뒤로는 기러기를 잡지 않았다. 부처님은 아사세 왕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그 기러기의 왕은 나요, 그 한 마리의 기러기는 아난이요, 오백마리의 기러기 떼는 오백나한이요..
2023.11.20 -
처음엔 즐겁지만 뒤에는 괴롭다.
. 옛날 보안이라는 임금이 있었다. 이웃 네나라 왕들과 친하게 지냈는데 한번은 이웃의 네왕을 청해 잔치를 베풀고 먹고 마시며 즐거워 하다가 네명의 왕에게 물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것이 무엇입니까?" 왕들은 각기 말하였다. "유희입니다." "친척들이 모여 음악을 듣고 연주하는 것입니다." "재물이 많아 마음대로 쓰는 것입니다." "애욕을 마음대로 하는 것입니다." 이에 보안왕이 말하였다. "그대들이 말하는 것은 모두 고뇌의 근본이요. 걱정과 두려움의 근본으로 먼저는 즐겁지만 뒤에는 괴로운 것들입니다. 고요해서 구하는 것이 없고. 마음이 깨끗해서 하나를 지켜 도를 얻는 즐거움이 제일입니다."
2023.11.20 -
믿음이 진실되면 생사도 건넌다.
. 사위국의 동남쪽에는 큰 강이 있는데, 그 강가에 오백여 마을은 아직 도덕을 들은 일이 없어 남을 속이는 것을 일삼고 있었다. 부처님은 그들을 교화시키기 위해 그 강가의 나무 밑에 앉아 계셨다. 마을 사람들이 모여왔을 때 부처님이 법을 설하셨지만 아무도 믿는 이가 없었다. 그 때 강 남쪽에서 강을 건너오는 사람이 있었는데 물 위를 걸어오는 데도 물이 발목까지 밖에 차지 않았다. 여러 사람들이 경탄하여 그에게 재주를 물었다. 그는 대답하였다. "나는 강남에 사는 무지한 사람으로 부처님이 여기 계시다는 말을 듣고 오려고 했으나 배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쪽 언덕에 있는 사람에게 물었더니 물 깊이가 발목까지 밖에 안된다고 말하였습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그냥 건너 왔을 뿐 다른 재주는 없습니다." 부처님이..
2023.11.19 -
세상 모든 것은 덧없다.
. 옛날 다시마라는 임금이 있었다. 하루는 크게 선심을 써 보물을 산처럼 쌓아 놓고 얻으러 오는 사람에게 한 줌씩 가져가게 하였다. 부처님은 그를 교화시키기 위해서 바라문의 행색으로 그 나라에 가셨다. 왕이 나와 맞이하고 원하는 것을 물었다. 부처님은 말하였다. "내가 이 곳에 온 것은 보물을 얻어다 집을 짓기 위해서입니다." 왕이 말했다. "좋다. 한 줌 쥐고 가시오." 부처님은 한줌을 쥐고 나오시다가 몇 걸음 가지 않고 다시 돌아와 본디 있던 곳에 보물을 놓았다. 왕이 그 까닭을 물었다. 부처님은 말했다. "이것으로는 겨우 집 밖에 못짓겠군요. 장가들 비용이 모자랍니다." 왕이 말했다. "그러면 세 줌을 가져가시오." 부처님은 또 전과 같이 했다. "이 것으로 장가는 가겠지만 밭도, 종도, 마소도 없..
2023.11.19 -
늙어서 후회하여도 소용이 없다.
.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에 많은 사람이 모여 법을 들었다. 그 때에 멀리서 바라문 일곱 사람이 왔다. 늙어서 머리는 희고 지팡이에 몸을 의지해 부처님께 여쭈었다. "우리는 먼데 있는 사람으로서 거룩한 이름을 들은 지 오래입니다만, 여러 사정에 걸려 진작 찾아뵙지 못하다가 이제 존안을 뵙게 되었습니다. 원하옵건대 감로의 법을 드리워 모든 고통을 멸하게 하소서." 부처님은 제자를 시켜 한방에서 같이 묵게 했다. 그런데 이들은 방에 있으면서도 세상일을 생각해서, 떠들다 웃다가 함부로 덤벼, 그 목숨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듯하였다. 그 때 부처님이 일어나 그 방으로 가서 말씀하셨다. "일체 중생은 모두 다섯 가지 일을 믿는다. 젊음, 단정, 세력, 재주, 귀족, 그런데 그대들은 지금 무엇을 믿고 이렇게..
2023.11.19 -
병들고 늙고 곤궁한 이들을 도와라
. 어떤 사람이 오래 앓아 더러운 몸으로 누워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그 냄새를 꺼려 아예 바라보지도 않았다. 부처님은 몸소 나아가 더운물로 그를 씻어주었다. 나라의 임금이나 백성들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처럼 귀하신 분이 어찌 몸소 병든 이 더러운 사람의 몸을 씻어주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부처가 이 세상에 나타난 까닭은 바로 이런 궁하고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것이요. 병들고 야윈 사람들과 모든 빈궁하고 고독한 노인들을 도와 공양하면 그 복은 한이 없을 것이요. 그 공덕을 차츰 쌓으면 반드시 큰 도를 얻을 것이오."
2023.11.19 -
사람을 해치는 것보다 더한 병은 없다.
. 나열기국의 남쪽에 큰 산이 있다. 남방의 여러 나라로 가려면 이 산을 지나야 한다. 산중에는 도둑이 있어 골짝에 숨었다가 지나가는 사람을 겁탈하는데, 나라에서 토벌을 해도 잡을 수가 없었다. 그 때에 부처님은, 저 도둑들이 사람의 죄와 복도 모르고, 세상에 부처님이 계셔도 만나 볼 줄 모르며, 법의 북이 날로 울려도 그것을 듣지 않아서, 이것을 제도하지 않으면 마치 바다에 잠기는 돌처럼 될 것을 불쌍히 여겨 그들에게 나아가 말씀하셨다. "천하의 병은 걱정보다 무거운 것이 없고, 사람을 해치기에는 어리석음보다 심한 것이 없다. 너희는 마음속에 탐욕의 격정과 해침의 어리석음을 품고 있다. 이 두 가지는 뿌리가 깊고 단단해서 아무리 힘 있는 장사라도 뺄 수가 없다. 오직 경전의 계율을 많이 들어 그 마음의..
2023.11.19 -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 부처님이 사위국에 계실 때 반특이라는 비구가 있었다. 원체 재주가 없어서 오백 명의 아라한이 날마다 그를 가르치기 삼 년, 그러나 한 게송도 깨닫지 못했다. 천하 사람이 그의 우둔을 알았다. 부처님은 그를 불쌍히 여겨 "입을 지키고, 뜻을 거두고, 몸으로 범하지 말라." 는 한 게송을 일러 주시고, 그 뜻까지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반특은 문득 크게 깨쳐 아라한이 되었다. 어느 날, 파사익 왕은 부처님과 여러 제자를 청했다. 부처님은 반특에게 바루를 들리시고 뒤를 따라 그의 위신(威神)을 나타내게 하셨다. 왕이 놀라 물었을 때에 부처님은 대답하셨다. "반드시 많이 배우는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행하는 것이 제일이다. 아무리 많이 배우고 많이 알더라도 그것을 행하지 않으면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
2023.11.19 -
60대 이후 마음 편히 잘 사는 방법 열세 가지
. ☞ 해주고 나서 바라지 말자. 소리 없이 도움을 주면 반드시 복을 되돌려 받게 됩니다. ☞ 자식에 내 인생 희생하지 말고 즐겁게 살자. ☞ 자신을 위한 적당한 지출에 자책하지 말자. ☞ 내 모습을 인정하고 사랑하자. ☞ 남한테 너무 잘해주지 말자. ☞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 울고 싶을 땐 소리 내어 실컷 울자. ☞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욕심을 버리자. ☞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고 지금 하자. ☞ 아둥 바둥 살지 말고 베풀고 살자. ☞ 다른 사람은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자. ☞ 스트레스를 피하지 말고 그대로 받아들이자. ☞ 인생은 혼자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말자.
2023.11.19 -
그대가 사명(四明)의 법을 아는가?
옛날 어떤 사람이 있어 모든 경전에 통달하여 그 뜻을 다 알았다. 스스로 세상에서 상대할 만한 사람이 없다 하며 상대할 사람을 찾아다녔으나, 아무도 맞서는 이가 없었다. 그러자 크게 교만해져서 대낮에 횃불을 들고 성안으로 들어갔다. 누가 물으면 "세상이 너무 어두워 눈이 있어도 보이는 것이 없다. 그래서 횃불을 들고 세상을 비추는 것이다."라고 했다. 부처님이 이것을 불쌍히 여겨 그에게 나아가 들었다. "경전에 사명(四明)의 법이 있는데 그것을 아는가?" 그 사람은 대답을 못하고 사과하며 이내 제자가 되기를 원했다.
2023.11.19 -
지혜 있는 사람은 자신을 다룬다.
. 옛날 어떤 사람이 있었다. 총명하고 재주가 있어 못하는 일이 없었다. 그는 스스로 맹세했다. "한가지 재주라도 부족한 것이 있으면 그것은 천재가 아니다." 그리고 그는 사방으로 유학을 하면서 인간의 일이라면 모조리 통달하여 천하를 돌아다녔지만 누구 하나 재주로서 그를 당해내지 못하였다. 그 때. 부처가 이것을 교화시키기 위해서 중의 모습으로 그에게 갔다. 그 사람이 물었다. "그대는 어떤 사람이기에 행식이 다른 사람과 다르군요." 부처가 대답하였다. "나는 자기 자신을 다루는 사람입니다." 그리고는 다음의 계송을 설하였다. 활 만드는 사람은 활을 다루고 배 만드는 사람은 배를 다루며 목수는 나무를 다루고 지혜 있는 사람은 자신을 다룬다. 마치 저 큰 바위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지혜로운 사람은..
2023.11.19 -
어리석은 자는 남까지 죄에 빠뜨린다.
. 부처가 말하였다. 밖으로 적을 물리치고, 안으로 간사한 무리를 막는 것을 대장이라 한다. 만일 대장으로서 그 사람이 여러 사람보다 뛰어나지 못하고, 한갓 명예만 탐내어 그 속에 깊이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면 어떻겠는가. 혹은 안으로는 겁쟁이면서 밖으로만 용감한 척 꾸며 싸울 때에는 적이 두려워 물러나고, 상을 받는 자리에서는 함부로 남의 앞에 서러 한다면 어떻겠는가. 이런 대장은 스스로 자신의 몸을 편안하게 하지 못하고, 또한 남까지도 편안하게 하지 못한다. . 조달이라는 비구도 또한 이러한 사람이다. 아사세 태자의 재물을 받아 도리에 자기에게 재앙을 부를 뿐 아니라, 또 남까지 적에 빠지게 하니, 그 죄는 쌓이고 싸여 말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2023.11.19 -
연꽃은 더러운 진흙 속에 핀다.
. 옛날 어느 성에 천민이 있었는데 똥 치우는 일로 연명을 했다. 부처가 그를 보고 말하였다. "중이 되겠느냐?" 그가 물었다. "지옥. 아귀· 축생도 도에 들어갈 수 있습니까?" 부처가 말하였다. "내 먼 옛날부터 수없이 행을 닦아 불도를 이룬 것은 바로 죄와 고통에 빠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일 뿐이다." 부처는 그를 데리고 가 사미로 만들었다. . 그 때 한 왕이 이 소식을 듣고 "부처는 귀한 집에서 태어났고, 그 제자들도 모두 귀족들이다. 그런데 천민을 제자로 삼았다니, 내 어찌 그를 대하여 예우하고 공경하겠는가."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내 수레를 몰고 부처의 처소로 갔다. . 거기서 천민이 출가한 신동을 보고, 또한 진흙 속의 연꽃에 대한 게송을 듣고는, 마음이 즐거움에 가득 차 돌아왔다.
2023.11.19 -
사람들은 거북이 보다 못하다
. 부처가 어느 달 밝은 밤에, 어느 도인과 나무 밑에 마주 앉았다. . 그 때 거북이 한 마리가 물에서 나무 밑으로 기어 나왔다. 또 어디선가 들개 한 마리가 먹이를 찾으러 나왔다가 거북을 잡아먹으려 했다. 그러자 거북은 둥껍질 속으로 몸을 숨겼다. 물개는 어찌 할 수 없어 그냥 가버렸다. . 도인이 말했다. "거북이에게는 몸을 감출 수 있는 등껍질이 있는데 물개는 그것을 몰랐구나." 부처가 말하였다. "내가 세상 사람들을 보니 이 거북보다 못하구나. 모든 것이 덧없는 줄 모르고 여섯 정을 함부로 놀려 악마에 시달리면서 일생을 마치니 않는가. 인생 모든 일은 다 그 뜻으로 되는 것인데 어찌 스스로 힘써 구경의 안락을 구하지 않겠는가."
2023.11.19 -
자신을 바르게 한 후에야 남을 바르게 할 수 있다.
. 옛날 소를 먹이는 사람이 있었는데, 자기 소는 버려 두고 남을 소를 세며 자기의 소로 생각 했다. 그래서 버려 둔 자신의 소는 맹수에게 해를 당하거나 숲 속으로 흩어져 달아나 그 수가 날로 줄어들었다. 그렇지만 그는 그것을 깨닫지 못했다. 그리하여 남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 깨달으려 하는 사람으로서 아무리 많이 들었다 해도, 스스로 법을 따르지 않고 함부로 남을 가르치려 한다면, 그것은 앞의 소먹이는 사람과 다름이 없다. 스스로 자신을 바르게 하지 못 하고, 어찌 남을 바르게 할 수 있겠는가.
2023.11.19 -
마음을 다스리는 자 스스로의 주인이다.
. 어느 날 부처님이 기사굴산에서 정사(精舍)로 돌아오다가, 길에 떨어져 있는 묵은 종이를 보시고, 제자를 시켜 그것을 줍게 하시고, 그것이 어떤 종이인지 물었다. . 비구는 대답하였다. "이것은 향을 쌓던 종이입니다. 향기가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알 수 있습니다." 부처님은 다시 나아가다가 길에 떨어져 있는 새끼를 보고, 그 것을 줍게 하여 그것이 어떤 새끼인지 물었다. 제자는 다시 대답하였다. "이것은 고기를 꿰었던 새끼입니다. 비린내가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알 수 있습니다." . 부처님은 이렇게 말하였다. "사람은 원래 깨끗한 것이지만, 모두 인연을 따라 죄와 복을 부르는 것이다. 어진 이를 가까이 하면 곧 도덕과 의리가 높아가고, 어리석은 이를 친구로 하면 곧 재앙과 죄가 이르는 것이다. 저 ..
2023.11.19 -
세상에서 가장 부질없는 것 열 가지입니다.
. ☞ 내 삶보다 다른 사람들의 삶을 더 걱정한 것 ☞ 사람을 의심하지 않고 너무 믿었던 것 ☞ 사랑이나 인간관계가 영원할 줄 알고 매달렸던 것 ☞ 힘들어도 기를 쓰고 참으며 희생하고 살아온 것 ☞ 다 지난 일을 후회하느라 시간 낭비한 것 ☞ 쓸데없이 남 눈치 보고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온 것 ☞ 사랑하는 사람들과 자존심 세우며 감정 소비하며 상처 준 것 ☞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고 염려한 것 ☞ 연애한다고 목숨 걸며 청춘을 허비한 것 ☞ 허영심의 값비싼 물건을 무리에서 구매했던 것 나를 먼저 위해야 균형감 있게 외부와의 조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2023.11.19 -
낙화
. 낙화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 조지훈(1946)-
2023.11.05